블루리본 매거진

음식과 맛, 여행에 대한 이야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11월의 신규 업장: 뉴테이스트⑦ by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2021.11.09 09:43:38

찬바람이 불면서 계절이 바뀐다. 다행히 방역 수칙도 점차 완화되면서 얼어있던 외식업계에도 움츠렸던 어깨를 펼 수 있는 훈풍이 불어주지 않을까? 행사나 컬래버레이션을 위해 해외에서 방한하는 셰프와 업계 관계자의 발걸음이 슬슬 늘어나는 것은 좋은 시그널이 아닐까 싶다.

이 어려운 시기에 새로 선보이는 프로젝트의 무거운 중압감과 우려를 날려버릴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채워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이탈리안 레스토랑 마테오 견문록, 샌프란시스코 베누의 캐주얼 레스토랑 무슈 벤자민, 이태원에 상륙한 라이브바 아이언 페어리즈 서울, 패션 웹매거진 하입비스트가 운영하는 카페 하입빈즈, 네 곳을 소개한다.(가나다 순)


1. 마테오 견문록 Matteo' Travelog


새우비스크파스타

잘하는 사람이 잘하는 사람을 만나 시너지를 끌어 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그림일까? 송파에서 1인 파스타 전문점으로 입소문을 끌던 신왕열 셰프와 금호의 터줏대감 고메트리가 손을 잡고 새로운 마테오 견문록 시즌2를 열었다. 프렌치 캐주얼 다이닝 고메트리는 금호동은 물론 외부 지역 고객의 방문을 이끌면서 꾸준하게 오랫동안 사랑 받았던 곳으로, 신왕열 셰프와 만나면서 리뉴얼된 공간과 완전히 변화된 메뉴 구성으로 새로운 챕터를 시작한 것이다.

아스파라거스 카넬로니

식재료에 대한 열정과 탄탄한 스킬이 만나 음식 하나하나가 또렷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어 단단한 차별성을 보여준다. 튼실한 아스파라거스와 프로슈토*, 판체타*, 고트 치즈를 채운 카넬로니*가 촉촉한 소스와 함께 담겨진 디시는 입 안을 가득 채우는 맛의 폭탄 같은 느낌이다. 촉촉하게 익혀 낸 옥돔과 아뇰로티*를 진한 콘소메와 함께 서브한 옥돔구이는 파스타를 이용한 이탈리아의 다이닝 디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인상적인 메뉴였다.

옥돔구이와 아뇰로티

오리 라구파스타

직관적으로 반응을 이끌어 내는 메뉴들도 있다. 생면 탈리올리니와 함께 새우 비스크의 진한 맛을 코코넛 밀크로 살짝 중화시킨 파스타와 진득한 오리 라구 파스타는 가장 사랑받을 메뉴가 아닐까 점쳐 본다. 나의 원픽으로는 메인 메뉴인 포르치니 리조토와 채끝을 꼽는다.

포르치니 리조토와 채끝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다정한 호스피탈리티 덕분에 아이들과의 식사도 불편함 없이 준비된다. 주로 작은 모임들로 사랑 받았던 공간답게 세심한 디테일이 스며든 서비스와 완성도 높은 음식을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한다.

* 프로슈토 prosciutto 돼지고기 뒷다리 혹은 넓적다리를 염장하여 건조한 이탈리아 햄

* 판체타 pancetta 돼지 뱃살을 염장하고 향신료로 풍미를 더한 후 말려 숙성시킨 이탈리아 베이컨

* 카넬로니cannelloni 튜브 모양 파스타 일종으로, 고기나 생선, 치즈 등으로 속을 채워 구워낸 이탈리아 전통 음식이기도 하다.

* 아뇰로티 agnolotti 속을 채운 라비올리 파스타의 한 종류


전화 02-2298-1112

주소 서울시 성동구 금호로 17 서울숲2차푸르지오 아파트 상가 1

영업시간 12:00~15:00/18:00~23:00 | 월,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atteo_travelog/


2. 무슈 벤자민 Monsieur Benjamin

샌프란시스코의 손꼽히는 유명 레스토랑 베누 BENU의 자매 레스토랑인 캐주얼 레스토랑 무슈 벤자민이 서울에 그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프랑스어로 지어진 이름만큼이나 프렌치 특유의 기품을 담고 있지만, 음식은 모던한 아메리칸 프렌치에 가깝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색을 반영하여 해산물을 다루는 메뉴들이 눈에 띄며, 누구나 편히 즐길 수 있는 구성과 분위기가 무척 만족스럽다.

Bar는 1층, 레스토랑은 2층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완성도 있는 인테리어는 뉴욕 아토믹스*, 한남동 리움미술관 아트숍 등을 작업한 스튜디오 라이터스*의 작품이다. 화장실의 작은 타일마저도 디테일이 넘치는 이런 터치가 무슈 벤자민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듯하다. 베누 코리 리 셰프의 브랜드인 만큼 음식과 안정적인 서비스는 기본이며, 1층의 바에서는 무겁지 않은 스낵류 메뉴들과 간단한 칵테일, 와인, 맥주를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직장인이 많은 지역 상권 특성상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공간이다.

* 아토믹스 Atomix 뉴욕의 유명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박정현 셰프와 아내 박정은 대표가 운영한다. 뉴욕타임스 ‘2018년 뉴욕 최고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바 있다.

* 스튜디오 라이터스 Studio Writers 인테리어 브랜딩 스튜디오로, 스와니예 등 유명 레스토랑 인테리어를 담당했다.


전화 02-556-2360

주소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74-20

영업시간 16:00-22:00 |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mbenjaminseoul/


3. 아이언 페어리즈 서울 The Iron Fairies Seoul

연이어 홍콩의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홍콩 출장의 밤은 늘 간단한 칵테일 바에서 마무리하곤 했다. 그 당시 몇 번 방문했던 특이한 테이블과 조명 그리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던 아이언 페어리즈. 홍콩 외에 도쿄 긴자, 쿠알라룸푸르, 방콕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Bar 아이언 페어리즈가 서울 이태원에 오픈 했다. 이곳의 특징은 귀가 터져나갈 듯 크게 즐기는 음악과 북적이는 인파였던 기억이다.

서울의 아이언 페어리즈는 보다 차분한 분위기지만,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그 흥을 충분히 메꿔주는 듯했다. 이곳의 칵테일 라인업은 청담동 제스트*팀이 담당했다고. 안쪽에 준비된 룸은 사전 예약과 추가 요금이 있으니 미리 서둘러 준비하자. 테이블마다 가득 쌓여 있는 아이언 페어리들은 이곳의 상징적인 마스코트. 다들 손 위에 올려 놓고 인증샷을 찍는 모습은 전세계 어딜 가나 비슷한 풍경이다. 핑크 페퍼가 곁들어진 칵테일은 자몽의 상큼함과 씁쓸한 이중적 노트가 매력적으로 표현되었다. 간단한 샤퀴테리 보드나 칩스, 버거 등의 메뉴와 함께 즐길 수 있다.

* 제스트 ZEST 청담동에 있는 칵테일바. 자연에서 유래한 칵테일을 만들고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자연친화적 컨셉을 추구하며, 독특하고 개성 있는 칵테일을 선보인다.

전화 010-6707-1641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164-1

영업시간 19:00-03:00(익일) | 일,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https://instagram.com/theironfairiesseoul/


4. 하입빈즈 HYPEBEANS

말차라테

MZ세대에게 패션 바이블이나 다름없는 하입비스트가 한국에서 카페를 선보였다. 하입비스트는 홍콩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온오프라인의 라이프 스타일 미디어 그룹으로, 아시아인 최초 라테아트 월드 챔피언인 사와다 히로시가 브랜드 컨설팅을 맡아 하입빈즈를 운영하고 있다. 홍콩 1호점, 뉴욕 맨해튼에 2호점, 그리고 세 번째 매장으로 서울을 선택했다.

베이글과 더블블랙올리브스프레드

역삼동 센터필드 1층에 위치한 하입빈즈 매장은 일상 속 스며드는 높은 퀄리티의 커피를 지향한다. 심플하면서 감각적인 내부 인테리어는 사뭇 차가워 보일 수 있지만, 커피 메뉴는 풍성하고 온화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시그니처 라인인 화이트 트러플 라테는 과한 트러플 풍미로 뒤덮힌 맛이 아닌 은은하고 탄탄한 밸런스로 후각과 미각을 모두 만족시킨다. 특히 서울 매장은 베이글 전문 브랜드 포비와 함께 선보이는 베이글 메뉴와 더블 블랙 올리브 크림치즈 스프레드를 맛볼 수 있기도 하다. 잠시 잠깐 홍콩과 뉴욕의 도시인 일상을 즐겨보면 어떨까?

화이트트러플라테


전화 02-6985-7255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231 센터필드 1층

영업시간 07:30~21:00 | 토, 일요일, 공휴일 10:00~21:00


필자 소개 김 혜 준

사회에 나와 첫 직장인 프랑스 레스토랑 홀에서 처음 일을 시작하고 프랑스 제과를 정식으로 공부했다. 입맛이 뛰어난 미식가이기보다는 맛의 조합과 구성을 좋아하는 즐식가가 되고 싶은 업계 14년차, 현재는 푸드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