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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음식 맛이 다 똑같아진다면 어떨까?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재미없는 곳이 될 것이다. 지난 6월 17일, 다르다는 것이 얼마나 멋있고 또 맛있는 일인지 알려줄 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이 바로 그것이다.

 

축제가 열린 성북로 일대는 시작 시각인 오후 5시가 되기 훨씬 전부터 북적이기 시작했다. 차량을 통제한 도로에는 100여 개의 부스가 빼곡히 들어섰다. 인근 지역 가게 16곳도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초여름 더위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찾은 많은 이들은 축제가 끝나는 밤 10시까지 남아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를 즐겼다.

 

세계음식을 주제로 하는 축제답게 일본부터 프라하까지, 다양한 국적의 요리를 판매하는 부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음식은 각국 대사관에서 추천하거나 국내외 공모를 통해 모집한 요리사들이 직접 만들었다. 개중에는 양꼬치나 케밥처럼 익숙한 음식도 있었지만, 트르들로(발효한 밀가루 반죽을 기다란 봉에 돌돌 감아 화덕에 구워내는 체코의 전통 빵)나 두부밥(구운 두부 사이에 밥을 넣고 고추장을 베이스로 하는 소스에 찍어 먹는 북한 음식)처럼 평소에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이색적인 요리도 많았다. 모든 부스에는 새로운 맛을 경험하려는 이들로 가득했다.

 

음식뿐만 아니라 연극 공연이나 마켓, 체험 공간 등 다양한 볼거리도 있어 축제의 재미를 더했다.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역시 퍼레이드였다. 리드미컬한 타악기 연주를 시작으로 예술단체 ‘월장석친구들’이 재구성한 이솝우화 <여우와 두루미> 공연이 이어졌다. 여우와 두루미가 서로 달라 다툰다는 원작과 달리, 두 주인공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만찬을 나누는 모습을 담았다. 이 퍼레이드의 내용은 성북세계음식축제의 메인 주제이기도 하다. 축제를 주관하는 성북문화재단 홍보후원팀 지강숙 주임은 “음식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와 교류하는 장을 만들자는 것이 이번 축제의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성북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은 성북구와 서울시가 주최하고 성북문화재단·협동조합 문화변압기·누리마실친구들이 주관해 개최됐다. 축제가 열린 성북구는 40여 개국의 대사관이 모여 있는 자치구로, 평소에도 이주 여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문화’ 대신 ‘상호문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다양성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축제도 그러한 노력의 연장 선상에서 개최된 행사라 할 수 있다.

 

해가 저문 후에도 부스 앞에는 음식을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손님마다 음식 이름을 알려주고 먹는 법을 설명하느라 줄은 더디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다리는 이도, 판매하는 이도 누구 하나 짜증 내는 법이 없었다. 언어가 안 통하면 손짓과 표정을 동원해서라도 대화를 이어가는 그들의 모습은 다르다는 것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멋지고 흥미로운 일이라는 것을 잘 보여줬다.